| 일단 나는 23살 여자야. 내가 살고 있는 집은 내가 6살 때 이사와서 거기서 쭉 살았어. 15살 때인가, 집에서 나 혼자 있는데 부엌이랑 화장실쪽에서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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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8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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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뭔가가 자주 떨어지는거야. 하지만 두 곳다 물기가 많은 곳이라서 나는 별 신경을 쓰지 않았어. 무엇보다도 다른 가족들도 신경을 쓰지 않아서,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지냈지. 일은 내가 20살때 터졌어.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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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8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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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살이 되면서 나는 대학에 가기보다는 돈을 벌었어. 대학 진학에 뜻이 있기보다는 그냥 돈을 빨리 벌고 싶었거든. 주로 알바는 웹디자인 외주로 돈을 벌거나 번역알바를 했어. 여느때와 같이 일을 하고 있는 도중인데 갑자기 화면이 꺼진거야.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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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8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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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황할 수 밖에 없었지만 나는 그저 배터리가 문제라고 생각했어. 꽤 오래된 노트북이라 가끔씩 그런 적이 있었거든.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느데, 계속 일하는데 방해하는거야. 스크롤을 건들지도 않았는데 내려간다거나 이런식으로 말이야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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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8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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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짜증나서 방 문을 열고 거실에서 tv를 보려고 하는데 누가 나를 부르는거야. 집에는 나 말고 엄마도 같이 있었거든. 그래서 당연히 엄마가 날 부른줄 알고 대답했지. 근데 엄마가 자꾸 내 이름만 부르는거야. 짜증나기도 해서 그냥 엄마가 있는 곳으로 갔어. 근데, 엄마가 자고 있더라고.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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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8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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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엄마가 장난친 줄 알았어. 일부러 겁주려고. 하지만 나는 속지 않겠다는 생각을 하고 뒤를 돌았는데 사람 얼굴 같은 것이 벽에 달려있는거야. 너무 놀라서 소리지르고 다시 보니깐 아무것도 없더라고. 정말로 놀랐어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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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8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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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날부터야. 내 생애 가장 끔찍했던 열흘이었어.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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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8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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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잠을 자려고 하면 누군가가 나를 지켜보고 있는게 느껴지고, 고데기를 하다가 옆을 보면 사람 얼굴이 대롱대롱해. 근데 정말 짜증난거는 이게 나 말고도 아무도 눈치채지 못해서 나만 이상한 사람이 되었다는 거야.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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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8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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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필 그때 내 동생새끼가 고3이었거든. 내가 하도 소리지르고 그러니깐 동생이 나가서 공부하기 시작했어. 나쁜자식..나는 주로 집에서 일을 하고 부모님은 회사로 출근하니깐 자연히 나 혼자 집에만 있는 시간이 늘었지. 나는 자꾸만 물건들이 떨어지고 대가리가 보이고 누군가가 나를 계속 부르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제대로 잠도 못잤어. 그야말로 스트레스의 극치였지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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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8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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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다가 나는 이게 단순히 환상이나 환각이 아니라고 생각했어. 뭔가 본능적인 그것이었거든. 지금 이걸 무시하면 내가 좇되겠구나! 하는 그런 본능말이야. 그래서 인터넷에서 용하다고 소문난 무당을 찾아갔지. 결과는?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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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8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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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꽝이었어. 젠장이지. 나는 그 무당을 기다리느라 거의 4일의 시간을 제대로 잠도 못자고 먹지도 못한채 기다려야 했는데 꽝이었던 거야. 거기다가 그 무언가가 내가 자기를 떼낼려고 하는 것을 눈치챘는지 더 지랄하더라고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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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8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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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다가 우연히 알바를 주선해주던 사람의 소개로 무당집을 찾아갔어. 그 무당집은 산 속에 있는데 약간 절같았지. 그 무당님은 유명하지는 않으신데, 아는 사람은 아는 그런 무당님이었어. 인터넷에다가 찾아보는 걸로는 못하고 여기도 약간 추천? 소개 식으로 와야지 받아주는데라고 하더라고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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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8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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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 무당집에 들어가서 절을 하고 무당을 봤어. 근데 그 무당이 나를 보자마자 "어이구, 용케도 달라부터 있었구먼" 하는거야. 너무 소름돋았지. 도대체 무엇인지 모르는게 나한테 달라붙어 있었다는거야!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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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8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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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그래서 그 무당한테 "도대체 저한테 뭐가 달라붙어있는거에요?" 라고 물었어. 근데 동문서답인지 모르겠지만 그 무당이 그러더라고. "얘는 쎄지는 않아. 세지는 않은데 하도 달라붙어있으니 집념이 생긴거야. 아, 왜이렇게 방치했어"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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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8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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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이해가 잘 가지 않았어. 방치라니, 나는 무언가가 있다는 것 자체도 처음 알았는데! "방치라뇨?" "얘가 달라붙어있는거 알았을거 아니야? 얘가 하도 날뛰어서 모를리가 없는데?" 그 말 듣자마자 나는 지금까지 계속 나 혼자 있을 때마다 떨어졌던 물건들이 생각났어.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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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8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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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름 돋았지. 그게, 귀신의 소행일줄 누가 알았겠어? 나는 "그럼 이거 어떻게 떼어내요?" 라고 물었어. "얘는 집념이 남달라. 하기사 5년을 붙어있으니 욕심이 안나겠냐만은. 얘가 점점 니 기운을 지걸로 만드려고 하니깐 니가 그런거다. 얘는 그냥 뗄 수 없고, 더 강한놈을 불러와야해" 이런거야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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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8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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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너무, 너무소름돋았어. 그래서 나는 어떤 거든 괜찮으니깐 제발 얘를 떼달라고 그랬어. 그랬더니 그 무당이 "내가 너한테 종이를 하나 줄건데, 그거를 7일에 한장씩 태워서 물에 타먹어라. 그리고 머리를 잘 감고, 잘라서 보관해놔. 그렇게 있다가 한달 후에 와라" 그러는거야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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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8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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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가 머리카락은 왜 필요하냐고 물었지. 그 무당이 "그 머리카락은 값이다. 쎈 놈을 불렀으니 아 걔한테 값을 치뤄야지" 라고 하는거야. 그래서 나는 알겠다고. 시키는 대로 다 할테니깐 제발 떼달라고 하고 왔어.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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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8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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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집에 오고 밥을 먹고난 후에 나는 그 무당이 준 종이를 봤어. 노란색 종이에 검정색 글씨로 뭔가가 막 적혀있더라. 부적이란 걸 한눈에 봐도 알았지. 그래서 그걸 태우고 물에 타서 먹었어. 그리고 나는 그날 악몽을 꿨지.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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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a316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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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ㅂㄱㅇㅇ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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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8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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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사실 꿈을 잘 꾸지 않는 편이야. 아니면 꿈을 기억하지 못하거나. 하지만 이 한달은 달랐어. 매일 같이 악몽을 꿨으니깐. 꿈 내용은 매번 같았어. 나는 방 안에 있고, 그 방 안으로 무언가가 들어오려고 했지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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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8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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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참을 그 방안에 있으면 밖에 있는 무언가는 어떻게 해서든지 들어오려고 했어. 팔을 넣었다가 다리를 넣었다가 하는 식으로 말이야. 방 밖에 있는 그것은 매우 커다래서 나는 그것이 통쨰로 들어오지 않은 것을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었어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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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8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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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던 어느 날부터인가 그것이 자기 몸을 하나씩 방 안으로 집어넣는거야. 처음에는 팔. 그다음에는 다리, 그 다음에는 다른 쪽 팔, 다른 쪽 다리. 그것이 어떻게 생겼는지 방 안에서는 잘 보이지 않았지만, 확실한건 그 녀석의 팔과 다리는 매우 길었어. 만약 밖에 있는 것이 들어온다면 이 방이 터질지도 모른다고 생각을 했을만큼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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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8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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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몸통은 다 들어왔고 대가리만 남은 상태에서 나는 잠을 잘 수 없었어. 무서웠거든. 그 무당한테 전화를 하자니 한달 후에 오라고 했고, 그 한달이 되기까지는 이제 일주일 정도 밖에 안남았거든. 그래서 일부러 커피도 마시고 하면서 잠 오는 것을 참았어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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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8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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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누구 재밌어 보인다고 잠 안자고 그러지 마. 그것만큼 멍청한 짓이 없으니깐. 잠을 안 잔다는 이유만으로 컨디션이 망가졌어. 내가 나 자신같지가 않고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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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8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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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다가 우연히 잠에 들었는데, 나는 여전히 그 방 안에 있었어. 근데 뭔가가 달랐던게, 방 안에 조금만한 것이 방 안으로 들어와있던 팔과 다리를 자르려고 하는거야. 무슨 사고로 그 생각을 했는지는 모르겠는데 무의식적으로 자르려는 것을 막았어. 웬지 막으면 안될 것 같은거야. 나는 점점 무서워졌고, 잠에 들기가 싫어졌어. 하지만 이미 나는 지쳤고, 눈만 감았다고 생각했는데 이미 꿈속인 경우도 더러 있었지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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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8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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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꿈 속에서 내 몸은 내 몸인 것 같지 않았어. 방 안에 들어오려는 것을 막으려는 조그마한 것을 말리고, 말리고 그 과정에서 내 의지같은 건 없었지. 그리고 마침내 방 안으로 대가리까지 들어온 날, 나는 그것과 눈이 마주치는 느낌이 들었어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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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581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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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시에는 정말 힘들고 무서웠는데 막상 이렇게 적으니깐 재미없어 보인다. 그래도 끝은 마무리 지을려고 노력할께.